망둥이와 꼴뚜기, 그리고 치사빤스 청와대



처음 참여정부 때 임명된 인사들이 새 정부 발목을 잡고 있으니 사퇴하라는 말이 나왔을 때도, 곧이어 문화 관련 부처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업무 파악도 하기 전에 비슷한 막말을 했을 때에도 - 그저 '이 인간들이 오래간만에 정권을 잡아서 권력 가진 기쁨에 미쳐 날뛰는구나'에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가 뛴다고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인사였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청와대에서 나온 말을 보고 이 정권이 총체적으로 미쳐 있거나, 그게 아니라면 유아기로 퇴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꼭 어린아이들 싸울 때를 연상하게 하거든요. "내 편 아니면 다 가버려"하는 식 아닙니까. 아니 요즘 애들은 조숙해서 유치원 다니는 애들을 봐도 그렇게는 안 놀더군요.

참여정부에서 임명된 사람들은 업무보고 때 나오지 말라고 합니다. 법으로 정한 임기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들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다 몰아내려고 하니 - 왜 법으로 임기를 정했는지조차 이해를 못하는 망둥이와 꼴뚜기들이 장관이라고 감투를 쓰고 있는 현실이 답답합니다. 뭐 그렇다고 합시다. 어차피 대통령 수준에 맞추어 가는 거니까요. 논공행상을 해야 하는데 자리가 부족했거나, 아니면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사람들과 함께 일해 나갈 능력이 안된다는 것이겠지요. 지난 5년간 코드인사 논란으로 참여정부를 진득하게도 괴롭혀 왔던 한나라당은 반성이라도 해야 할텐데, 지금은 코드인사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자기들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을 때 통과시켰던 법률마저 좌파 법률로 몰아붙이는 앞뒤 안맞는 행태에 구역질이 납니다만 - 자기들이 한 행동을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방법이 치졸합니까? 업무보고 때 나오지 말라구요? 치사빤스 유치뽕입니다. 산하 기관장들 빼고 업무보고 하면 기분 좋아요? 뒷담화라도 하려고 그러시나. 아무리 정치색이 다르다고 해도, 너랑 나랑은 다르니 아예 안 보겠다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어린애들 하는 짓 아니냐구요. 어떻게 인생을 자기 입맛에만 맞게 살려고 하시는지 어이가 없습니다.

업무보고 참석 금지와 같은 이런 우회적이고 얍삽한 방법 말고, 확실한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냥 조폭처럼 - 아니 옛날에 하던 식으로 잡아서 협박을 하세요. 사퇴하지 않으면 쓴맛을 보게 될 거라고, 5년간 편하게 살려면 물러나라는 식으로. 그래도 안 들으면 때리고 고문을 하세요. 당신들이 향수를 느끼는 것 같은 - 5공 시대로 완벽하게 돌아가는 겁니다. 뭐 어때요. 어차피 국민들은 안중에 없던 당신들 아닙니까. 그건 좀 그렇다면 - 그 말 안듣는 기관장들의 뒤를 캐는겁니다. 국세청 국정원 모두 동원해서 사돈의 팔촌까지 모두 털면 됩니다. 세상에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어디 있겠어요? 티끌만큼이라도 나오면, 보수언론 동원해서 크게 부풀린 다음 사퇴하도록 하면 덜 유치하고 좋을 텐데. 아니 - 당신들 내각 인사만큼 구린 구석이 없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겠지만(솔직히 당신이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너무 유능한' 땅부자 내각 인사들보다는 깨끗할 것 같소).

청와대에서 이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있는 2MB - 취임식 전날 TV 프로그램, 뉴스 등등에서 타협하는 리더십 어쩌구 하면서 귀에 딱지 앉도록 하던 말들 - 이제 다 잊어버렸나요? 이게 타협이고, 당신이 말하는 실용이요? 내가 생각하는 실용적인 정부라면 정치적 성향이 다르더라도 그 사람이 진정 능력이 있다면 데려다 쓰고, 다소 갈등이 있더라도 불러서 대화로 풀고 하겠는데 왜 유치하게 이럽니까. 국민들이 이러라고 당신 뽑아준 줄 압니까? 그런 식으로 하면 앞으로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피바람이 불고, 될성부른 후보에 가서 줄 서는 일들이 반복되겠군요. 참 실용적입니다 그려. 이 정권 인사가 그렇게 막장이었던 이유도 - 당신 패거리들 중에서 인재를 고르려다 보니 다들 도덕성 문제에 시달렸던 건데.

제발 유치하게 굴지 말고, 좀 어른답게 노세요. 그렇게 자꾸 유아틱하게 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당신들을 믿고 표를 던진 사람들은 어쩝니까. 나는 개인적으로 거짓말을 밟고 세워진 이 정권을 좋아하지 않지만 - 당신들 깜냥 못지않게 아량도 좁쌀만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 국민들이 심판할 거라는 어설픈 협박 좀 그만하시죠. 꼭 애들이 어른들한테 가서 '쟤 좀 때려주세요' 하고 떼쓰는 것 같으니까. 생각이 있는 국민이라면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어설픈 궤변에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About this en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