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컨퍼런스 참관 후기
오늘 대한민국 블로거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컨퍼런스 내용이야 이미 많은 블로거분들께서 사진과 더불어 자세히 소개하셨을 테니 그냥 짤막하게 느낌 위주로 적어볼까 합니다.(실은 아침에 카메라를 놓고 가는 바람에 사진을 못 찍었던 이유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번 행사에 대하여 이야기한다면 - 한마디로 '좋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호화로운 장소에, 척 봐도 비싸 보이는 점심 도시락 제공에다, 유명한 블로거 분들, 강연을 해 주신 사회 명사들... 흔히 접할 수 없는 좋은 행사였지요. 참가 전에 받았던 전화부터 해서 - 주최측에서 여러 모로 신경을 많이 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열린 행사라고 하기에는 과분할 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좀 많이 어색했다'는 겁니다. 이건 인원이 너무 많았던 탓도 있고, 정해진 공식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블로거 사랑방 하나 열어 주고 거기서 알아서 교류하라는 취지의 행사 진행에도 책임이 없지는 않을 겁니다. 이번 행사 이전에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돌아다녀 보면 명함도 인쇄해서 준비하시는 등 대단히 열성적이셨던 분들도 있던데 정작 이래서야 어디 명함 하나 주고받을 수 있을지... 평소에 자주 만나는 사이끼리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저같이 혼자 간 사람들은 그저 붕 떠 있을 수밖에요. 블로거 사랑방에 가 봐도 적당히 엉덩이 붙이고 앉기 쉽지 않았습니다. 다른 분들께 말 걸기도 쉽지 않고요.(물론 제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탓이 큽니다. 하지만 분위기도 그렇게 나설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좀 사소한 문제로서 -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물잔 말인데요. 차라리 페트병 생수를 준비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오전에는 모든 행사가 6층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자기 잔을 점심식사까지 그대로 쓰게 되니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오후에 트랙별로 옮겨 다니는데 그냥 놓여 있는 물잔에 섣불리 손을 댈 수 있었을까 - 저는 워낙 그런 데는 의연합니다만, 특히 여성분들이나 위생에 민감하신 분들 말입니다. 행사장에 먼지가 없던 것도 아니었을 텐데.. 어디선가 '이거 마셔도 되나?' 하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하나 더 - 프로그램 구성을 조금 더 다양하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일방적인 강연/스피치/키노트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측면이 있거든요. 더 많은 블로거들을 섭외해서 난상토론...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야기도 해 보고, 청자로 듣고 있는 블로거들의 이야기도 들어 보고 했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서로가 스스로를 밝히고 떠들 수 있는 분위기였으면 했는데 말입니다. 하기야 참석자가 2천여 명이 되는데 그런 것을 기대하는 것도 어려웠을 것 같긴 합니다.
그리고 경품 문제 - 본 행사보다 더 뜨거운 것 같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경품을 떠들썩하게 추첨할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저는 솔직히 기대 안했습니다. 확률이 낮기도 했지만, 원래 추첨류(類)의 행사와는 인연이 없어서요.(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딱 한번, 선풍기 걸려 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니..) 당첨된 사람들이 자리에 없어서 또 추첨, 또 추첨... 박수 보내기도 힘이 들더군요. 차라리 번호 스크린에 띄우고, 없으면 다시 한번 정도 해서 간단하게 끝내도 될 것 같았는데 말입니다. 거기다 경품에 집착하는 일부 블로거들의 행태도 조금 거슬리더군요. 어디에 참석하면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성격이라 끝까지 있었는데, 추첨 끝나자마자 자리를 뜨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몇 분 있으면 끝날 텐데 뭐 그리 급하다고)
각설하고, 제가 본 것들을 돌이켜 보면서 마치겠습니다.
오전 키노트 1: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 인터넷과 사회현상
- 급격한 시대 변화의 원동력인 정보화, 이 시대의 주인공인 네티즌과 블로거들의 역할과 노력을 당부하는 말씀이었습니다. 특히 기술 도입은 빠른데 이를 움직이는 사람들, 문화와 의식은 아직 후진국 같다는 말씀에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오전 키노트 2: 건축가 류춘수 님 - 새로운 것을 만드는 장인정신
- 창조적인 직업으로서의 건축가와 건축에 대해서 좋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의미심장하게 다가온 말들이 많았는데요. 예술과 창조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줄 알아야' 하고, 자기 손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바탕에서 '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나 주변 상황을 완성시키는 건축이 진정한 건축이라는 이야기,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말고 획일적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말씀 모두 인상 깊었습니다.
오후 1:30~2:10 트랙B: 경쟁력 있는 동영상 블로깅 비법, 이것만 알면 100전 100승
- 동영상 편집에 관심이 있어 듣게 된 실전적인 내용이었습니다. 포토샵과 프리미어, 애프터 이펙트 등의 툴을 활용하여 동영상을 편집하는 방법에 대한 강연이었는데, 시간이 짧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록 툴은 없지만 비슷한 아이무비 같은 툴을 활용해 볼 생각입니다.
오후 2:10~2:50 트랙D - 블로거 스피치 2
- 일본 문화와 괴담에 대한 블로거 스피치를 들었습니다.
오후 3:20~4:00 트랙D - 블로거 스피치 2
- 1인 미디어로서 블로그와 가늘고 길게 가는 블로그에 대한 스피치를 들었는데, 재미있는 진행과 관심있는 주제라서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오후 4:00~4:40 트랙B: 블로그와 저작권
- 요즘 불펌 어쩌구 말도 많고, 장차 더 많은 분쟁이 생길 것 같아서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소유권부터 시작해서 현재 애드센스 딜레마까지, 그리고 Creative Commons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후 4:40~5:30 공연 / 경품 추첨 등등..
- 숙명 가야금 연주단과 비보이 공연 좋았습니다. 번쩍거리는 조명은 문제였습니다만.. 어떻게 눈 방향으로 정면으로 빛이 들어오도록 돌려대는지.. 그리고 경품에 대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고 할까요?
* 선플 달아달라 하셨는데, 써놓고 보니 아쉬운 점만 잔뜩 적어놨네요. 이러다가 다음에 또 열리면 초대 못 받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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