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에 대한 짧은 생각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
대한민국의 최고권력자는 누구일까요. 대통령? 향후 들어설 정권이 어떤 방법을 써서 그 위상을 세워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현 시점에서 대통령은 최고권력자가 아닙니다. 명색이 민주주의 국가이니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분이 계시다면 너무 순진하거나 혹은 바보겠지요. 선거 때에만 주권자 대접을 받고 선거만 끝나면 세금 뜯기는 봉에 불과한 일반 국민들이 어딜 봐서 권력이 있겠습니까. 미안하지만 보통 국민들은 권력자 후보에서 탈락입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기본적으로 권력 분립을 통해 상호 견제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입법 - 사법 - 행정으로 나누어진 국가 권력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떠한 방식으로든 견제받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에는 견제받지 않는 절대권력이 존재합니다. 바로 '언론' -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소수 신문사들이 신문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견제받지 않습니다. 과거 5공 시절에는 언론 통폐합이다 뭐다 해서 그들이 권부의 눈치를 봤다면, 이제 그들은 스스로 권력이며, 권력을 창출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번 정권을 만들어 준 일등공신을 꼽는다면 단연 그들이 될 것입니다. 그들은 지속적으로 참여정부를 깎아내렸고, 편향적인 기사와 사실 왜곡을 동원하여 한나라당과 이명박을 지원했죠.
신문이 자기 색깔을 낸다는 것이
신문이 스스로 정치색을 갖고 특정한 정당을 지원한다는 것이 반드시 비난받을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당당하게 어느 입장을 지지한다고 천명한다면 바람직한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정치색을 표명하고 정당한 비판을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실을 가공하고, 현실을 왜곡합니다. 지난 5년간 그들이 어떤 치졸한 방식을 동원하여 현실을 왜곡해 왔는지 굳이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예컨대,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에서 전체 문맥은 보지도 않고 특정 표현만을 트집잡아 이슈화하고 비난하여 결국 '대통령 자질이 없는 사람'으로 만든 그들의 업적에 대하여 다시 언급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그들이 스스로의 잘못에는 너무나 관대하다는 점입니다. 잘못된 보도가 있었다면 마땅히 바로잡고 책임을 지는 것이 언론의 책무라 보는데, 그들은 그동안 이에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 왔습니까? 반론이나 정정보도에 배당하는 지면과 비중은요? 오히려 거대 언론사들이 헌법상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방패로 휘두르면서도 자신들의 보도로 인해 직, 간접적 피해를 입는 사람들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 왔습니까. 아니 그것보다도 우선 소유로부터 편집권 독립 하나 지키지 못하면서 언론의 자유를 그렇게 떠들 수 있는 겁니까?
얼마 전 TV에 나온 조선일보 기자라는 사람은 황당하게도 이런 말을 하더군요. 사실에서 건져서 기사화할 수 있는 내용은 심지어 몇 퍼센트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기자와 언론의 권한이다. 참여정부가 언론과 대립각을 세운 것은 참여정부가 언론을 탄압하려 했거나 아니면 언론의 속성을 몰랐을 것이라고. 맞습니다. 어떤 기사를 쓸 것인지는 분명 언론에 권한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권한에 대한 책임도 언론이 져야 하는 것도 분명합니다. 그들은 견제받지 않습니다.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온갖 잘난 척을 합니다. 국민들을 가르치려 합니다. 그들이 사설에서 주장하는 것만 따라도 우리나라 진작에 선진국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비난하던 노무현 정부가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유지해 왔다는 것 자체를 신기하게 만듭니다.
국민의 사고를 지배하는 것이 가장 큰 해악이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가장 큰 해악은 국민들의 사고방식을 폐쇄적으로 고정시켜버린다는 데 있습니다.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도록 만듭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조중동을 읽으면 '조중동 식'으로 사고하게 되어 있습니다. 편향된 사고의 틀에 얽매이게 됩니다. 그들이 열심히 대변하는 대한민국 일부 기득권 극보수계층의 사고를 아무 생각 없이 하게 된다는 겁니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경제대통령 이란 등식은 누가 만들었습니까. 물론 경제 이슈를 선점한 한나라당의 전략이 주효했던 탓도 있었지만, 그것을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현 정권을 비방해 온 조중동 신문들 역시 그 편가르기를 확대시킨 주범들이라 하겠습니다. 비록 현실에서는 현대건설 문제, 서울시장 재임 시절 문제, BBK사기극, 위장취업, 전입 등 갖가지 문제들을 갖고 있던 사람을 당선시켜 준 것도 따지고 보면 그들입니다. 국민들에게 인기가 없던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탓이라고요? 아니, 인기가 없게 지속적으로 씹어주신, 그리고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이상한 ism을 실용이란 이름으로 국민들에게 직, 간접적으로 세뇌시킨 그들 덕분이란 말입니다.
Post-노무현 시대에 부쳐.
다음 주면 새 정권이 출범할 겁니다. 이미 특검이 깔끔하게 앞길을 닦아 주었고, 정부조직법 개정 역시 우여곡절 끝에 합의를 했으니 이제 팡파르 울리는 일만 남았겠죠. 솔직히 이제 대놓고 싸워 줄 적도 없어진 그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최근 조선일보는 마치 비판자 노릇을 할 것처럼 행동하고 있고, 동아일보는 대놓고 옹호, 중앙일보는 그 중간쯤 되는 것 같은데... 각자의 입장은 아마 그들의 이익을 계산한 다음 결정한 것일 테니 - 제발 그대로 좀 믿지 말고, 한번쯤 그 의도를 생각하고 봤으면 하는 생각에서 적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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